[마우이 최악산불 발생 한 달] "솥 걸고 1만 명 밥짓기…눈물났다"
“알로하! 정말 감사합니다. 기도해주셔서, 사랑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다시 힘내서 일어서겠습니다.” 태평양 ‘천국의 섬’ 마우이가 화마에 휩쓸려 115명이 사망한 지 30일째를 맞았다. 마우이 카운티의 구호와 현장 상황을 직접 점검해온 실비아 루크 하와이 부지사는 8일 본지와 화상 인터뷰에서 “정신없이 바쁘다”는 표현을 담담하게 내놨다. 그는 거의 매일 마우이섬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주와 연방 조사 작업이 순조롭도록 지원도 해야 한다. 취임 8개월 만에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자연재해에 맞닥뜨린 루크 부지사는 ‘이제 조금 안정을 찾기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원인 조사를 비롯해 실종자에 대한 확인 작업이 대규모로 진행 중”이라며 “그 작업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아직 380여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작은 섬에서 서로 위로하고 커뮤니티를 챙기는 주민들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들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화마로 일자리를 잃은 요리사가 동네에 솥을 걸고 하루에 1만2000여 명의 식사를 해내는 것을 보며 눈물이 나면서도 뿌듯했죠. 진정한 사랑과 관심은 궂은 날에 더 빛을 내는 것 같아요. 마우이 카운티에 매일 구호물자로 가득 찬 컨테이너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정치지도자로서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부지사에 따르면 하와이 주정부는 연방의 도움을 받아 임시 거처를 만드는 일과 궁극적으로 영구 주거지 건설을 시작하는 일에 향후 2~3개월 집중할 예정이다. 마우이 지역 여행 재개에 대해 그는 “서부 마우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열려있으며 오하우 등 다른 하와이 주민들도 다시 방문해서 마우이 주민들이 다시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하와이에 대한 국제사회와 미국 내 지원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는 한국 정부가 가장 먼저 재정적 지원 200만 달러를 보내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LA한인회와 남가주 내 수많은 한인 단체들이 보내준 관심과 사랑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열심히 활동해온 마우이 한인회는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도 모범적이라는 말도 그는 잊지 않았다. 루크 부지사는 미주 한인사회에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기도해주고 걱정해주신 한인사회에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저를 위해서도 전화, 이메일로 연락해주신 많은 가족 친지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실비아 루크는... 1967년 서울 출생으로 9살 때 하와이로 가족 이민 왔다. 샌프란시스코대 법대 졸업 후 변호사 활동을 하다 98년에 하와이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지난해 제15대 부지사에 뽑혔다. 한인으로는 이민 역사상 최고위 선출직 당선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사설 부지사 루크 부지사 하와이 부지사 실비 루크